[오리지널 콘텐츠][시즌 3 회고] 1년 전엔 알지 못했던 것들


빌라선샤인은 요즘, 시즌 3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시즌 4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즌 3를 진행하는 동안, 혹은 빌라선샤인이 문을 연 지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팀선샤인의 네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또 느꼈을까요? 무엇이든 회고하는 습관을 가진 팀선샤인 홍진아, 황효진, 이주하, 신지혜가 빌라선샤인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순간'을 꼽았습니다.




빌라선샤인은 2019년 3월 12일,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팀선샤인(당시 세 명)이 모여 서로 인사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날, 우리 팀엔 ‘빌라선샤인’이라는 회사의 이름과 그 이름을 가진 커뮤니티 서비스의 희미한 윤곽, 밀레니얼 여성들을 모이게 하자는 러프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첫 시즌을 5월에 시작해보자는 또한 러프한 타임라인이 우리에게 준비된 거의 모든 것이었어요.

해야 하는 모든 것을 하기 시작했던 그 날부터 딱 두 달 사이에, 팀선샤인은 빌라선샤인의 목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히 하고, 첫 시즌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결제 기능을 붙이고, 홍보하고, 입주설명회(빌라선샤인 사용설명서 오프라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를 하고, 모집하고, 오프닝 타운홀을 준비했습니다. 지금의 빌라선샤인 브랜드 로고와 키컬러도 이 시기에 나왔어요. 두 달 만에 빌라 한 채를 지은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다 어떻게 했지?’ 의아해지기도 하지만, 아주 정직하게 말하면 그렇게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해서 다 해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왜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고 모르는 일투성이일까, 지난 일 년,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그 예측 불가능한 상황 중 가장 예측 불가능한 일이 지난 2월에 일어났습니다. 빌라선샤인이 코로나19 시대를 돌파해야 하는 커뮤니티가 될 줄은 1년 전엔 정말 몰랐거든요. 기껏해야 커뮤니티 시장의 발전이나 밀레니얼을 타깃한 다른 커뮤니티와의 경쟁 등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고민했지,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것이 거의 금지되다시피 하는 상황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시즌 3이 진행되던 지난 2월, 오프라인에 많은 수의 뉴먼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모두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모든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과 더 크게 연결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덕분에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 있죠. 뉴먼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또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된 다양한 밋업과 프로그램으로 뉴먼들은 계속 만나고, 대화를 주고받고, 재택근무를 할 주중의 나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편한 일들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걸 같이 해결해 나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는 연결감이 약하고,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관점을 다르게 만들기도 했어요.

이를 통해 팀선샤인 역시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찾고 이를 저희 서비스에 적용하게 되었어요. 온라인 전환은 개발자가 들어온 후에, 더 많은 뉴먼들이 오프라인에 모인 후에, 우리가 준비된 후에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적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왕 하는 거 좀 더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다시 기획하고, 뉴먼들과 만났습니다. 우리가 얻은 정보를 뉴먼들과 계속 나누고, 필요하면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온라인 모임을 진행한 뉴먼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다시 적용해보는 한 달 반을 보냈어요. 덕분에 시즌 4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뉴먼들을 연결하고,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일터 밖 동료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모르는 것투성이에요. 팀선샤인으로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도, 또 빌라선샤인의 대표로서 팀을 꾸리고 자원이 회사 안으로 흐르도록 하고 빌라선샤인이 더 많은 기회와 연결되도록 하는 과정 모두 쉽게 느껴지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일 년이나 했는데 이렇게 여전히 어려워도 되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일 년 동안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하나의 회사가 전에 없던 길을 내면서 시장을 만들고, 고객들의 습관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어떨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과제들, 해결해야 할 문제 앞에서 조금 앞을 내다보고 그날 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이제 막 1년 된 스타트업이 자기 길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엔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어요. 지난 일 년 동안 팀선샤인이 우리에게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면서 쌓은 신뢰와 데이터가 있으니까요. 또한 빌라선샤인을 적응력 있는 커뮤니티로 만들어 가고 있는 뉴먼들과 다가오는 문제를 함께 풀어가면 된다는 경험도 생겼고요.

다가오는 일 년 동안 우리는 어떤 것을 새롭게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될까요? 시장 상황이 밝아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가 하는 일을, 또 우리가 있는 곳을 재미있고,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 줄 아는 내 옆 동료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믿으며, 다시 일 년 더 한 발자국 내디뎌 봅니다. 빌라선샤인은 밀레니얼 여성들의 더 나은 오늘을 위해 더 많은 여성을 연결해보겠습니다.



빌라선샤인 시즌 3 베스트 모멘트 : 오프닝 타운홀


한 시즌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긴장되는 마음이 큽니다. 어떤 사람들이 커뮤니티 안에 들어올까, 서로 다른 기대를 하고 있는 여성들을 어떻게 연결하지, 하는 질문도 생기고요. 그래서인지 매 시즌의 첫 타운홀(모든 뉴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모임)이 기억에 남아요. 이번 시즌의 오프닝 타운홀은 2020년 1월 11일에 있었어요. 카우앤독 1층 카페를 통으로 빌려 진행한 타운홀에는 120여 명의 멤버들이 참여했습니다. 서로 처음 보는 얼굴들인데도 빌라선샤인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가워하면서 인사하고,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을 보면서 ‘아, 이번 시즌도 이 사람들과 함께 잘해볼 수 있겠다.’ 생각한 기억이 나요.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아서 어느 시즌보다 와글와글(?)하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WORDS.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