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공유회]처음 시작하는 인터뷰: 섭외부터 진행까지

인터뷰가 처음인가요? 혹은, 내가 인터뷰를 잘하고 있는 건지 궁금한가요? 빌라선샤인 멤버이자 홍대앞 로컬매거진 <스트리트H> 에디터인 임은선 님이 인터뷰 대상을 찾고, 섭외하는 방법부터 적절한 질문을 뽑는 법, 인터뷰 현장에서 대화를 잘 이끄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거나 꼭 콘텐츠를 만들지 않더라도 어떤 이유로든 인터뷰를 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임은선 에디터의 노하우를 들어보세요.

임은선
홍대앞 로컬매거진 <스트리트H > 에디터. 별생각 없이 재미있어 보이는 일들을 하다가 그만, 에디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의 맥락을 찾아내어 하나의 완결된 글로 만드는 제 일을 좋아합니다.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의 진정성을 발견하는 순간들을 사랑합니다.

* 빌라선샤인 [경험공유회]의 발표 내용을 요약/편집했습니다.



저는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누구나 이름을 다 아는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왔습니다. 인터뷰이 중에는 인터뷰를 처음 해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여기에 더해서, 경력 초기에 저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거나 사수에게 배우지 않고 맨땅에 헤딩하듯이 일했어요. 이런 저의 경험이 인터뷰 콘텐츠를 처음 만들려는 분들께 어느 정도 힌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는 보통 이런 순서로 진행합니다. 대상자 찾기 - 섭외하기 - 질문 만들기 - 인터뷰하기. 이야기도 이 순서대로 해볼게요. 

인터뷰 대상은 어떻게 찾을까?


저는 이 파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단계에서는 실수를 해도 수습이 가능하거든요. 질문을 잘못 뽑았다면 다시 정리하면 되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걸 놓쳤다면 전화나 메일로 추가 질문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대상을 잘못 찾아서 인터뷰했을 경우, 수습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먼저, 인터뷰 대상을 잘 찾아야 합니다. 저는 보통 이렇게 찾는 편이에요. 인터넷을 검색하고, 다른 매체들을 살펴봅니다. 평소에 자료를 보면서 휴대폰 화면 캡처 기능 등을 이용해 스크랩을 해놓고요. 지인들의 도움을 구할 때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으로 대상을 찾았는데, ‘이 사람을 이 내용으로 인터뷰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 때는 인터뷰를 바로 진행하지 않고 당사자에게 문의해요. ‘이런 맥락으로 제가 당신을 인터뷰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라고 확인하는 것이지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볼게요. 저는 <스트리트H>에서 ‘Pick! New Indie Musician’이라는 인터뷰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섭외에 공을 많이 들이고, 그 해에 주목받은 신인 뮤지션들을 여기서 다 만나고 있어요. 제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페이지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분들을 어떻게 찾을까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우연히 발견합니다. 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보고 ‘저 사람들 너무 좋다! 인터뷰해볼까?’라고 생각하고 섭외를 하는 거예요. 새소년을 그런 방법으로 찾아서 인터뷰했고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DJ들이 리스트업 해주는 음악을 들으면서 체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할 때도 있습니다. 레이블의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SNS를 팔로우해서 훑어보고, 각종 공연장의 SNS도 봅니다. 인디 음악을 주로 다루는 매체, 평론가들 중 저와 취향이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SNS에서 팔로우 한 다음 그분들이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도 봐요. 인디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살펴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뮤지션을 찾지 못했을 때는 일하면서 만난 음악 산업 관계자나 헤비 리스너들에게 ‘요즘 뭐 들으세요?’라고 물어서 추천을 받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뷰를 하는 ‘나'입니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인가?’를 스스로 질문해봐야겠죠. 더불어 인터뷰 맥락상 ‘이 타이밍에는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게 생길 때도 있거든요. 저는 최근에 솔로 뮤지션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인터뷰 대상으로 밴드를 섭외하려고 하고 있어요. 한쪽으로만 쏠리면 안 될 테니까요. 이런 기준을 스스로 잘 만들고, 내가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섭외는 어떻게 할까?


대상을 찾았다면 이제 섭외해야겠죠. 저는 거의 읍소하는 것처럼 섭외하고 있는데요(웃음), 힘들게 대상을 찾았는데 대충 연락해서 기회를 날릴 수는 없으니까요. 늘 열심히 섭외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방법도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전화, 문자, 메일, SNS DM은 물론이고 지인 찬스를 쓰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인터뷰이가 있는 곳에 직접 방문하기도 해요.  

섭외 연락을 할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제 소개, 링크와 이미지를 이용한 매체 소개, 기획의도, 섭외 이유, 관련 일정, 소요시간, 사진 촬영 유무, 제 연락처를 담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쓰면 대부분의 섭외는 성공할 수 있어요. 

휴대폰 번호를 아는 경우에는 바로 전화하지 않고 문자를 먼저 보냅니다. 섭외하고 싶은 대상이 언제 통화하기 편한 지도 알아야겠죠.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전화를 받기 어려울 거고,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바쁠 때를 피해야 할 거예요. 가게 사장님들을 섭외할 때 저는 브레이크 타임을 자주 이용합니다. 만약 3시에서 5시까지가 브레이크 타임이라면, 4시쯤에는 재료를 준비하러 가실 테니 3시쯤 전화를 드리는 거예요.  

전화를 드리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교수나 연구원, 혹은 인터뷰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는 보통 메일을 먼저 보내고 그 이후에 문자와 전화를 드리는 편입니다. 섭외 대상이 있는 곳을 직접 방문하는 건 정말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요. 제가 10년 가까이 에디터로 일했는데요, 이렇게 직접 방문한 적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성공 확률은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잠깐 섭외의 팁도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거절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해요. 만약 일정이 바빠서 상대방이 거절한다면, 2주나 3주 정도로 넉넉한 일정을 제안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미 너무 많이 해서 또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이야기가 왜 필요한지, 내가 어떻게 다른 스타일의 이야기를 할 것인지 설명하며 마음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질문은 어떻게 뽑을까?


질문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자료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어려워요. 자료가 많아도 다 읽긴 하지만, 읽다 보면 ‘내가 이걸 왜 또 물어봐야 하지? 내용이 이미 다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두 가지 ‘비틀기' 기법을 사용합니다. 우선, 질문을 비틉니다. 다른 인터뷰를 읽다 보면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을 저 역시도 물어볼 수밖에 없을 때는 이렇게 해요. “지금까지 ㅇㅇㅇ라고 소개하셨는데요, 아직까지도 그 소개가 유효한가요?” 하는 식으로요. 순서를 비틀 수도 있습니다. 꼭 해야 하는 이야기를 마지막에 간단하게 묻고, 제가 궁금한 질문을 초반에 묻는 것이죠. 그러면 오히려 더 깊은 인터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기획의도를 다시 짚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2019년에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이미 자료도 많이 나와있는 상태였어요. 질문이 많아지길래 기획의도를 다시 살폈습니다. 홍대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3040 세대를 인터뷰하는 것이 기획의도였어요. 홍진아 대표는 홍대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근방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그것이 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정리했습니다. 많은 질문들 중에서 빼도 되는 것들을 파악한 것이지요. 

반대로 인터뷰이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을 때 아마 가장 어려움을 느끼실 텐데요, 이 경우에 저는 최대한 다양한 질문들을 합니다. 기획의도에 맞는 질문들을 뽑기도 하고, 있는 자료를 최대한 꼼꼼하게 살피며 메모를 해보기도 하고요.  

진행하기 - 몇 가지 팁들


질의서에 의존하지 않는 대화 

앞의 준비가 다 됐다면, 진행은 가장 쉬운 작업이 아닐까 싶어요. 인터뷰는 대화입니다. 제가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은 대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답을 듣고 제가 다시 제 이야기를 꺼내고, 상대방이 거꾸로 나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거쳐야 인터뷰가 더 재미있어질 수 있어요. 이때 질문지에만 너무 의존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은 인터뷰이에게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만났을 때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는 질문을 준비하고, 노트북은 가급적 가방에 넣어둡니다. 노트북을 꺼내서 타이핑하기 시작하면 모두가 긴장하거든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본인 역시 대화에 집중하기 어렵고요. 물론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녹취를 푸는 건 귀찮은 일이지만, 녹취를 들으며 배울 수 있는 게 있어요. ‘이 타이밍에 이런 질문을 했어야 했는데 못했네' 같은 것이죠. 인터뷰를 연습하고 스킬을 키우는 데 녹취 풀기 또한 유용한 방법입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질문을 준비

제가 뮤지션들을 인터뷰할 때 잘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밴드 안에서의 역학 관계나 역할에 관한 것입니다. 기사에는 한 번도 이 내용이 들어간 적 없어요. 그런데 이 질문을 받고 밴드 멤버들이 서로 역할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분위기가 부드러워집니다.  


단답형 대답에는 꼬리 질문을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분들을 만나면 ‘이야기를 어떻게 더 잘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요, 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합니다.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을 준비가 되어있고, 당신의 이야기를 잘 끄집어내서 정돈된 문장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겠고요. 

성실한 준비가 좋은 인터뷰를 만든다


인터뷰에 관한 저의 이야기가 절대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저도 인터뷰를 할 때면 종종 아쉬움이 남고, 실패할 때도 있어요. 저와 함께 일하는 편집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인터뷰를 누가 다 잘해. 매번 다르지.” 

결국 매번 열심히 준비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아도, 인터뷰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인터뷰를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시면 각자의 방법을, 또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WORDS. 임은선 (<스트리트H> 에디터)
EDIT. 황효진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